유비에게 인정 받은 능력, 그러나 오만한 성격의 소유자

2024. 4. 17. 15:31인물이야기/삼국지 인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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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리더들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적의 신하지만 자신에게 귀의하면 큰 벼슬과 함께 후하게 대접해주었다.

그만큼 인재에 목말라 했다.

때로는 주군과 함께하기 위해 멀리서 찾아오는 인재들도 많았다.

그 중에 한 명이 오늘 이야기 할 인물이다.

 

법정, 방통, 제갈량 그리고 유비까지 가의 능력을 인정하고 대업을 함께하면 좋을거라 생각한 인물이 있다.

그는 조조와 손권, 유장과 함께 천하의 대업을 이루고자 했지만 조조의 포악함, 손권의 우둔함, 유장의 연약함에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유비를 만나 그의 생각을 유비에게 전달한다.

유비는 그의 능력을 테스트 해본다.

그리고 유비는 그와 함께 대업을 이룰 수 있을거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그는 오만했다.

그리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결국 젊은 나이에 처형을 당한다.

그의 삶을 따라 가보자.

 

팽양, 유비를 만나기 위해 방통을 찾아가다 

 

팽양은 익주 광한군 출신으로 신장이 8척에 얼굴이 매우 잘생겼으나 성격이 교만하여 다른 사람들을 깔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주에서 벼슬을 했지만 관직이 서좌에 불과했기 때문에 익주목인 유장이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며 유장을 헐뜯고 비방하고 돌아다녔다.

평소 성격으로 인해 적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팽양의 행동을 유장에게 일러바쳤다.

그래서 유장은 팽양에게 곤겸(머리를 깎고 칼을 목에 씌우는 형벌)을 행하고 관아에서 천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삼았다.

 

어느날 팽양은 유비가 익주로 진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재능을 떨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관아에서 도망친다.

그리고 곧바로 유비의 모사인 방통을 찾아갔다.

그런데 팽양은 교만한 성격만큼 하는 짓도 가관이었다.

팽양은 방통과 친분이 없는데다가, 또 마침 방통이 빈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음에도 방통의 집에 막무가내로 들어가 방통의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방통에게 모름지기 손님이 오면 마땅히 손님과 함께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큰소리를 쳤다.

그래서 방통이 빈객을 떠나보낸 후에 팽양이 있는 곳으로 와서 앉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통에게 배가 고프다며 밥을 달라고 했다.

방통은 인내심이 좋았는지 아니면 팽양의 행동이 너무 신기했는지 밥을 차려줬다.

그렇게 밥을 먹은 팽양은 방통과 여러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방통은 팽양의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법정 또한 이전부터 팽양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방통의 집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팽양을 데리고 방통의 도움을 받아 유비를 찾아간다.

 

팽양, 유비에게 인정을 받긴하지만

 

유비는 팽양과 대화를 나눠 보고는 그가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팽양으로 하여금 자신의 군사 명령을 장수들에게 전달하고 지시하는 임무를 여러 번 맡겼다.

그 때마다 팽양은 유비의 뜻을 더욱 빛내기 때문에 유비는 익주를 평정한 이후 팽양을 치중종사로 임명했다.

이처럼 팽양은 비천한 신분에서 하루아침에 주의 사람들 위에 서게되었고, 팽양은 자만심과 오만함이 더욱 심해졌다.

이런 팽양의 모습을 본 제갈량은 겉으로는 평양을 대우해줬지만 속으로는 좋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갈량은 유비를 찾아가 팽양은 원대한 야심을 가지고 있어 나라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기 어려우니 중히 쓰면 안될 거이라고 여러 번 진언했다.

유비는 제갈량의 조언을 받아들여 팽양의 언행을 관찰하였고, 제갈량의 말대로 팽양의 말과 행동에서 오만함이 넘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때부터 유비는 점차 팽양과 거리를 두게 되었고, 마침내 팬양은 강양태수로 강등된다.

 

팽양, 마초에게 반역의 말을 하다

 

팽양은 자신이 멀리 떨어진 지역의 태수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불쾌해하며 마초를 찾아간다.

그리고 유비가 늙어서 황망하고 어그러졌다고 하면서 자신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선을 넘는 발언을 하게 된다.

그는 마초에게 "경이 외부를 맡고 내가 내부를 맡는다면 천하를 충분히 평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반역의 말을 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 마초는 여러 지역을 떠돌다가 촉나라에 귀의한 상태라 항상 위험과 두려움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팽양이 반역의 말을 하자 매우 놀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초는 팽양이 떠나자마자 그 즉시 팽양이 했던 말 모두를 유비에게 일러 바쳤다.

 

눈물로 쓴 마지막 편지와 팽양이 처형

 

팽양은 반역을 일으키려 한 채로 체포되어 옥에 갇히게 되자 모든 걸 내려놓고 제갈량에게 편지를 썼다.

아래의 내용은 팽양의 편지 내용이다.

 

저는 과거에 제후에게 임명된 일이 있었지만 조조는 포악하고 손권은 우두했으며 유장은 우매하고
연약습니다.
오직 주공만이 패왕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함께 공읍을 일으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음을 바꿔 주공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뜻을 펼치려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주공께서 서쪽으로 오셨기에 저는 법정을 통해 저 자신의 재능을 선보였고, 방통의 도움으
로 마침내 가맹에서 주공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나누어 말하면서 세상을 다스리는 요점에 대해 논의했고, '패'자와 '왕'자
의 의미에 대해 말했으며 익주를 탈취할 방법을 건의했습니다,
주공 역시 이전부터 명확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으므로 제 건의에 찬성하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제가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의 역량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히려 처음으로 대업을 일으킬 수
있다 생각하고 있을 때 저를 강양으로 방출시키는 의론이 생겨났기에 주공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여 결
국 감정이 격하게 일어났으며, 게다가 술까지 마셔 주공이 늙었다는 실언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저의 어리석음이며 사려가 얕음으로 인해 야기된 것으로 주공께서는 실제로 늙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공업을 세움에 있어 어찌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있겠습니까(중략)

저는 자애로운 아버지를 저버렸으니 그 죄는 백번 죽어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가 마초에게 안과 밖을 말한 것은 마초로 하여금 북방의 주에서 공을 세우도록 하여 주군에게 협력하여 함께 조조를 토벌하고자하는 의미에서 말했을 뿐 어찌 감히 다른 뜻이 있었겠습니까?
마초가 전한 말은 옳지만 그 사이에 의미를 구별하지 않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옛날에 항상 방통과 함께 서로 서약을 하며 그대의 지위를 따르고 주공의 공업에 마음을 다하여 고인의 이름을 쫒고 공훈이 역사책에 기록되기를 희망했었습니다.
그러나 방통은 불행하게도 전사하였으며, 저는 스스로 재앙을 취해 패망했습니다.
저는 스스로 이곳까지 떨어졌으니 장차 누굴 또 원망하겠습니까.
다만 그대(제갈량)는 당대의 이윤이고 여망이니 주공과 대사를 잘 상의하여 그를 도와 큰 계획을 확정해야만 합니다.
천지는 분명하게 살필 수 있고 신지에는 영험이 있으니 또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원하는 것은 그대에게 저의 본심을 밝히는 것 뿐입니다.
노력을 행하시고 자애하시고 또 자애하십시오!

 

팽양은 결국 처형당했다.

이때 그의 나이 서른 일곱 살이 었다.

 

법정, 방통, 유비 같은 쟁쟁한 인물들이 모두 팽양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것을 보면 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그가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꺾여버린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자신감이 너무 넘쳐 오만함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유비가 그의 재능을 인정했음해도 다시 그의 언행을 관찰하고 그를 좌천시켰다면 대사를 함께할 인물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혹자는 제갈량 권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팽양의 편지에서 자신이 마초에게 반역의 의심을 살만한 말을 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을 보면 제갈량은 자신의 책무를 다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음모론은 팽양의 능력을 다 펴지 못하고 죽은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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