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5. 09:15ㆍ인물이야기/삼국지 인물 이야기
촉나라 유비와 제갈량에게 재능을 인정 받은 인물.
정의롭고 호방하여 이민족들도 품에 안아 신임을 하는 인물.
성정이 겸손하고 검소하여 집에 재물을 쌓지 않은 인물.
지위가 높았지만 자식들에게 모두 포의(베옷)를 입히고 소식하게 한 인물.
집안을 출입할 때는 수레와 말이 뒤 따르지 못하게 했고, 그 가족들은 겉으로 봤을 때는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던 이물.
촉나라의 비의가 그런 인물이다.
비의는 일을 해도 짧은 시간에 완벽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처리를 했다.
전장에서도 여유로움으로 리더십을 발휘했고 지략을 펼쳐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비의의 사람됨을 따라 함께 가보자.

비의, 익주에서 이름을 날리다
비의는 형주 강하군 맹현 출신이다.
어려서 고아가 되어 가문의 제일 어른인 비백인이 비의를 거두어서 길렀다.
그런데 비백인의 모고가 익주군 유장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유장은 사자를 보내 비백인을 영접했으며, 비의는 비백인을 따라 익주로 들어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유비가 익주를 평정하자 비의는 형주로 돌아가지 않고 익주에 남아 뛰어난 재능으로 동윤 등의 인물과 함께 이름을 날렸다.
비의, 동윤 아버지 동화에게 인정 받다
허정이 자식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은 비의는 동윤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한다.
동윤은 부친인 동화에게 수레를 내어달라고 요청했는데, 동화는 매우 작은 수레를 내어 준다.
동윤은 수레가 볼품없어 난색을 표하는데 비의는 곧장 앞에 먼저 올라타고 동윤과 함께 출발한다.
장례식에는 제갈량을 포함한 여러 중요한 인사들이 모여 있었고, 그들이 타고온 수레는 화려했기에 동윤의 안색은 편하지 않았다.
반면 비의는 어떠한 부끄러움도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장례식에서 돌아와 수레를 몰았던 사람이 동유의 아버지 동화에게 장례식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했다.
동화는 평소 비의와 동윤의 우열이 구별되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일을 계기로 비의가 더 뛰어나다고 확신을 했다.
비의, 유비와 제갈량이 높이 평가한 인물
유비가 유선을 태자로 세운 뒤 비의와 동윤을 태자사인으로 삼았다가 태자서자로 승진시켰다.
이들이 맡은 직책은 유선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유선을 보좌하고 수행하는 것이었다.
비의와 동윤은 이미 유비때 부터 후세를 책임질 인재로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제갈량이 남방정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자 수많은 신하들이 마중을 나왔는데 비의는 관직도 낮고 나이도 어렸다.
그러나 제갈량은 특별히 명하여 비의를 자신의 수레에 태우고 함께 이동했고 그 이후로 다른 신하들이 비의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또한 제갈량은 북벌에 나서며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에서 곽유지, 비의, 동윤은 훌륭한 신하이기에 궁중의 크고 작은 일 모두를 이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그만큼 나이는 어리지만 제갈량도 비의를 신임하고 그의 재능을 높이 샀다.
비의, 손권도 높이 평가하고 인정하다
비의는 유비 시절에도 여러번 오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그래서 제갈량은 남방정벌에서 돌아와 비의를 오나라의 사신으로 보낸다.
그런데 오나라의 손권은 언변이 좋고 익살스러우며 거침없이 남을 조롱하는 스타일이었다.
거기에다 제갈량의 조카인 제갈각도 재주가 많고 말을 잘했기 때문에 비의에게 여러 사안에 대해 시비를 따지고 비의를 압박했다.
그러나 비의는 당황하거나 기분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게 옳은 말만 하고 이치에 맞는 답변만 해서 끝내 손권과 제갈각은 비의를 굴복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손권은 비의에게 천하에서 아름다운 덕행을 지닌 사람이라고 칭찬하며 촉나라 조정의 공신이 될거라 덕담을 했다.
이후 손권은 비의가 사신으로 올때마다 좋은 술을 먹이며 비의를 취하게 만든 다음 국정에 관한 정보를 빼내려 했다.
그때마다 비의는 손권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고 술에 취했다 말하며 물러난 뒤, 순서대로 조목조목 답변을 빠뜨리지 않고 했다.
위연과 양의, 비의의 손안에서 놀다
위연과 양의는 각자 재능이 뛰어났지만 서로 성격은 좋지 못해 사사건건 부딪히기 일쑤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증오하게 되었고 둘이서 논쟁을 하게되면 위연이 칼을 뽑아 양의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제갈량도 두 사람을 어찌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의가 늘 두 사람 사이로 들어가 중재를 해 더 큰 불상사가 벌어지는 일을 막았다.
제갈량이 살아생전 위연과 양의가 각자의 재능을 잘 쓸 수 있었던 것은 비의가 두 사람을 잘 중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갈량 사후 촉나라 군대는 제갈량의 명령에 따라 양의의 통솔하에 퇴각을 한다.
그런데 양의는 위연이 자신의 명을 따르지 않을 것을 걱정해 비의를 위연에게 보내 의중을 살피게 한다.
비의는 위연이 돌발행동을 할 것을 알아채고 양의에게 알려 사실상 위연이 몰락하는데 힘을 보탠다.
이후 양의는 제갈량의 후게자가 되지 못해 울분을 토했는데, 비의는 유일하게 양의를 찾아갔다.
양의는 비의에게 반역의 말을 했고 양의는 그것을 조정에 알려 양의를 유배 가게 만든다.
이처럼 비의는 위연과 양의를 잘 다뤘고, 이들은 양의의 손안에서 놀았다.
만능 엔터테이너의 비의
<자치통감>에 따르면 비의가 상서령이 된 당시 촉나라는 전쟁하는 일이 많았고, 공적인 업무도 번거롭고 복잡했다.
그러나 비의는 매번 올라오는 문서를 읽을 때마다 눈을 잠시 들어 쓰윽 보기만 해도 그 뜻을 알고 일처리를 했다.
게다가 일처리 속도가 보통 사람의 몇 배나 빨랐고 한 번 보면 절대 내용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언제나 조시(아침 7시~9시)와 포시(오후 3~5시)에 업무에 관한 보고를 받았는데 그 중간에 빈객들을 맞이하여 쌍륙과 바둑까지 두며 사람들이 즐기는 것을 다 하면서도 하는 일을 팽개치지 않았다.
한마디로 놀기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연희 6년(243년). 질병에 걸린 장완의 뒤를 이어 비의가 대장군으로 임명되어 동윤이 상서령의 직함을 이어받았다.
동윤은 비의가 한 것을 배워서 따라했지만 열흘만에 처리할 일 대부분이 틀어지고 어긋나게 되었다.
등윤은 사람의 재주와 힘의 차이가 나는 것을 통감했고 이후 하루 종일 일에 관한 보고를 받고 일을 했어도 쉴 틈이 없었다고 한다.
전쟁 앞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비의
연희 7년(244년).
위나라 대장군 조상이 6~7만의 대군을 이끌고 낙곡을 통해 침략해 흥세지역에 도착했다.
비의는 지원군을 이끌고 나가려고 하는데 광록대부 내민이 비의를 찾아와 작별인사를 한다며 바둑을 청한다.
긴급한 상황에서만 보내는 우격(새의 깃털을 붙인 격문)이 빗발치는데도 비의는 아무말 없이 평화로운 표정으로 내민과 바둑을 뒀다.
이에 내민은 비의를 시험하려고 했다고 말하며 반드시 적을 물리칠 수 있을거라고 격려한다.
인사를 마친 비의는 군을 이끌고 빠르게 진격하여 조상의 군대보다 먼저 낙곡의 3령(심령, 아령, 분수령)을 점거하여 위나라 군대의 퇴각로를 끊었고 조상의 군대는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다.
이 전투에서 소와 말 군량을 수송하던 대다수가 죽고 수송을 맡았던 강족들은 위나라를 원망하게 되었다.
그리고 위나라는 관서지역이 텅텅 빌 지경에 이를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흥세산 전투에서 위나라의 진격을 막은 건 왕평의 공이지만 퇴각하는 위나라 군대를 추격하여 큰 피해를 입힌 것은 비의였다.
비의의 안타까운 죽음
비의는 성정이 호방하여 널리 사랑을 베풀었기에 타국에서 투항하여 귀순한 사람들도 후하게 대접하고 신임 했다.
장억은 비의가 경호를 거의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비의는 평소대로 행동했던 것 같다.
연희 16년(253년). 정월 초하루에 황제인 유선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연회가 열렸다.
참석자 중에는 위나라에서 투항한 곽수(또는 곽순)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 연회에서 비의는 매우 즐거워하며 술을 많이 마셔 만취한 상태 였는데, 갑자기 곽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칼로 비의를 찔렀고 비의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위시 춘추>에 따르면 본래 곽수는 비의가 아니라 유선을 암살하려 하였으나 유선 가까이에 접근할 수 없게 되자 촉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인 비의를 죽였던 것이다.
촉나라의 대다수 인재들이 과로사로 죽어 나갈 때 비의는 뛰어난 재능으로 오랫동안 촉나라를 이끌어 갔다.
비의가 이때 죽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면 제대로 된 북벌을 할 기회를 잡았을 것 인데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것 같다.
촉나라의 입장에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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